다시 출발하는
제주 올레길
아빠 + 세쌍둥이의 4박 5일 제주도 여행기
5월 1일은 애들 학교 개교기념일, 5월 4일은 재량휴무라서 5월 1일부터 4일까지 제주도에 갔다 오려고 몇 달 전부터 알아봤지만 가는 배편이 만석으로 자리가 없었다. 결국 아예 4월 30일 목요일에 체험학습 신청으로 하루를 빼고, 나는 휴가를 내서 4박 5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향하기로 했다.
밤새 파도를 가르고 드디어 제주 땅. 뒤로 우리를 실어 온 여객선이 보인다.
새벽 1시에 출발해 동이 트기 전 제주에 내렸다. 택시를 잡아 시내 호텔에 짐을 맡겨 두고, 버스로 올레 11코스 시작점으로 이동했다. 아직 잠이 덜 깬 눈으로 버스 창밖으로 지나가는 제주의 새벽 풍경이 묘하게 낯설고 아름다웠다.
- 총 거리 약 17.7km, 소요시간 5~6시간
- 모슬포(하모리) 출발 → 무릉리 종점
- 한경면 · 서귀포 일대 해안과 들판을 잇는 코스
- 스탬프 도장 찍기: 시작점과 종점에서 올레 여권에 직접 날인
- 유채꽃 들판, 돌담길, 오름 풍경이 이어지는 구간
올레길은 걸어야만 만날 수 있는 제주가 있다. 차창 밖으로는 절대 보이지 않는 돌담 사이로 부는 바람, 발밑에서 부서지는 현무암 자갈 소리,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나란히 걷는 아이들의 발소리. 한참을 걷다 보니 평소에는 꺼내지 않던 이야기들이 슬며시 나오기 시작했다. 올레길의 진짜 선물은 어쩌면 그 이야기들인지도 모른다.
각자 올레 여권을 꺼내 도장을 찍고 뿌듯한 표정. "11"이 선명하게 찍혔다.
종점에서 올레 여권에 스탬프를 찍는 순간, 아이들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다. 아쉽게도 오늘은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는데, 막상 걷는 내내 카메라를 들 겨를이 없을 만큼 풍경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이 도장 하나가 오늘 발품의 증거다.
- 모슬포 근처, 버스 환승 지점 인근 위치
- 메뉴: 짜장면 · 짬뽕밥 · 탕수육
- 올레 11코스 종점에서 호텔 복귀 중 들르기 좋은 위치
- 현지인도 찾는 소박하고 정직한 동네 중식당
애들은 짜장면, 아빠는 짬뽕밥에 탕수육. 배고픔과 배부름 사이, 최고의 식사.
11번 종점 근처에는 마땅한 식당이 없어서 호텔로 돌아가려면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 했다. 갈아타는 지점 근처에 있는 중식당 태백관으로 들어갔다. 애들은 짜장면, 나는 짬뽕밥에 탕수육을 시켰다. 10km를 넘게 걸은 다리에 따뜻한 국물이 스며들었다. 버스를 타고 호텔로 이동해 씻고 쉬었다.
- 호텔 근처 위치, 숙소에서 도보로 이동
- 제주 흑돼지 혹은 제주산 돼지고기 구이
- 상추쌈에 싸 먹는 제주식 돼지구이의 맛
-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는 저녁, 하루의 마무리
오늘 하루 고생한 우리 세쌍둥이와 아빠. 고기 앞에서만큼은 피로도 잊혔다.
호텔에서 씻고 실컷 쉰 후, 근처 돼지고기 구이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석쇠 위에 올라간 고기가 노릇하게 익을 때마다 아이들 눈이 반짝였다. 새벽부터 시작된 긴 하루가 고기 냄새와 함께 서서히 마무리되고 있었다.
저녁을 마친 후 애들이 가고 싶어 하는 PC방으로 향했다. 하루 종일 올레길을 걸으며 자연 속에 있다가, 밤에는 형광등 불빛 아래 게임 소리 속에서 각자의 화면을 들여다보는 아이들. 그 대비가 웃겼고, 또 귀여웠다. 이것도 여행이고, 이것도 우리 가족의 하루다.
새벽 1시 출항 → 제주항 도착 → 호텔 짐 맡기기 → 버스로 올레 11코스 시작점 이동 → 코스 완주 → 스탬프 인증 → 태백관 점심 → 호텔 휴식 → 돼지고기 저녁 → PC방 → 취침. 올레 하나를 마쳤다.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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