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가족여행 · Day 4
한라산 윗세오름
설원 등반기
어리목 → 윗세오름 1,700m → 영실 · 2026년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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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차의 시작은 새벽 1시 목포항 출발로부터였다. 애들 엄마와 막내 리하, 민범이네, 득열이네 식구들이 배를 타고 밤새 바다를 건너 새벽 6시에 제주항에 도착했다.
하루 일정으로 대절한 미니버스가 제주항으로 마중을 나왔고, 우리가 묵었던 호텔 앞에서 세쌍둥이와 아빠도 합류해 함께 어리목 주차장을 향해 달렸다.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등산 전 아침식사 대용으로 김밥을 포장하고 물과 막걸리 등 준비물을 챙겼다. 버스 안에서 며칠 만에 다시 만난 세쌍둥이와 엄마, 막내의 반가운 인사소리가 좁은 버스 안을 가득 채웠다.
몇 일 만에 삼둥이와 엄마, 막내가 미니버스 안에서 마주쳤을 때의 그 설렘과 반가움이란. 짧은 이별이었지만 아이들의 환한 얼굴을 보니 제주의 차가운 새벽 공기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 어리목 주차장 | 2026.02.21 오전
한라산 어리목 주차장에서 등반 시작 전 찍은 단체 기념 사진. 뒤로 눈 쌓인 한라산 능선이 보인다. 다들 패딩과 아이젠을 단단히 챙긴 완전 무장한 모습이다.
여행 포인트 — 어리목 탐방로 입구
🏔️
어리목 탐방로 (어리목 → 윗세오름)
한라산 서북쪽 입구. 어리목 탐방로 입구(970m)에서 윗세오름 대피소(1,700m)까지 약 4.7km, 편도 약 2~3시간 소요. 경사가 완만하고 탁 트인 설원 풍경이 일품이다.
🧊
겨울 필수 준비물
아이젠(필수), 트레킹 스틱, 방한복, 방수 장갑. 눈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해 아이젠 없이는 사실상 등반 불가.
🅿️
주차
어리목 주차장 이용 (무료). 성수기·주말은 일찍 도착해야 주차 가능.
1,700m 윗세오름 고도
4.7km 어리목→윗세오름
09:06 등반 시작
12:03 정상 도착
아이젠과 스틱을 장착하고 드디어 발을 내딛었다. 눈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한 탓에 등산로는 곳곳이 빙판이었다. 아이젠 없이는 한 발자국도 쉽지 않은 상태였다.
각 집의 어린 막내들은 민범이 엄마, 리하 엄마와 함께 사탕 만들기 체험을 하고, 등산팀이 하산할 즈음에 주차장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처음 눈밭에 발을 내딛는 순간, 두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새하얀 설원에 대한 경이로움과, 저 미끄러운 얼음판을 정말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아이젠이 얼음을 콱 물어주는 소리에 그나마 안심이 됐다.
📍 광령리 183-6 제주시 | Feb 21, 2026 09:06AM
등반 초입, 설원 위에 발자국을 찍으며 올라가는 두 사람. 파란 하늘 아래 눈 덮인 한라산 능선이 선명하다. 소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길이 조용하고 신비롭다.
📍 한라산 어리목 코스 등반 중
흰 후드티 차림으로 스틱 두 개를 양손에 쥐고 뚜벅뚜벅 걸어오는 아들. 뒤로 목재 데크 탐방로와 설원이 펼쳐진다. 힘들다는 내색 없이 씩씩하게 올라오는 중.
📍 해발 1,600m 지점
해발 1,600m 표지석 앞에서 방실 웃는 아들. 표지석에는 '해발 1,600m'가 새겨져 있다. 주위는 온통 새하얀 설원. 정상까지 100m만 더!
다들 잘 올라가는데 주언이가 조금 뒤처졌다. 나와 민범이 아빠가 옆에서 보조하며 한 걸음 한 걸음 함께했다. "조금만 더, 거의 다 왔어!" 하며 계속 격려해줬다.
그렇게 마침내 윗세오름(해발 1,700m)에 도착했을 때의 성취감이란. 잔잔하게 불어오는 능선 바람이 온몸에 닿는 순간, 이 힘든 여정이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
주언이 등반 팁: 힘들어서 뒤처지는 아이가 있을 땐 억지로 빠르게 올라가기보다, 천천히 옆에서 보조하는 것이 최고. 목표 지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아이들도 다시 힘을 낸다.
📍 윗세오름 부근
윗세오름 대피소 옆으로 펼쳐진 광활한 설원. 완만한 능선과 새하얀 눈, 저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가 한 폭의 그림 같다. 맑은 겨울 하늘 아래 적막하고 숭고한 풍경.
📍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바라본 한라산 정상부
윗세오름에서 올려다본 한라산 정상(백록담, 해발 1,950m) 방향 암봉. 장엄한 화산암 절벽이 파란 하늘과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정상 능선에는 여전히 눈이 남아 있다.
여행 포인트 — 한라산 & 윗세오름
🏔️
한라산 (漢拏山) — 해발 1,950m
대한민국 최고봉.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생물권보전지역·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 겨울에는 설화(雪花)와 설원으로 장관을 이룬다.
⛺
윗세오름 대피소 (해발 1,700m)
어리목·영실 코스 모두가 만나는 중간 거점. 화장실·음료·발열도시락 판매. 여기서 바라보는 한라산 정상 암봉 뷰가 압권이다.
ℹ️
탐방로 안내
백록담 정상은 성수기 출입제한 있음. 윗세오름까지는 어리목·영실 양쪽 코스에서 접근 가능 (어리목 4.7km, 영실 3.7km).
📍 윗세오름 대피소 부근 안내판
한라산 탐방로 안내판. 어리목 입구(970m)에서 윗세오름(1,700m)까지의 거리와 난이도, 각 코스별 경로가 상세히 표시되어 있다. 아빠 손가락이 '현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 윗세오름 해발 1,700m
'윗세오름 해발 1700M' 표지석 앞에서 찍은 가족 사진. 아빠와 세쌍둥이 4명이 나란히. 다들 지쳐있으면서도 해냈다는 뿌듯한 표정이 역력하다. 뒤로는 빨간 안전깃발들이 펄럭이고 있다.
📍 서귀포시 | Feb 21, 2026 12:03PM
윗세오름 전망대에서 찍은 아빠와 둘째의 셀카. 뒤로 눈 쌓인 한라산 남쪽 계곡이 장관을 이룬다. 지친 기색이지만 함께 해냈다는 따뜻한 미소.
윗세오름 표지석 앞에 서는 순간, 모든 힘겨움이 한꺼번에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다. 저 멀리 남해까지 이어지는 눈 덮인 능선과 쨍하게 파란 하늘—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이 순간만큼은 온 가족이 하나가 된 것 같았다.
정상에서 점심은 발열도시락으로 해결했다. 고지대 추위에 따뜻한 밥 한 공기는 그야말로 최고의 보약. 사진도 실컷 찍고 화장실까지 들른 뒤, 영실 코스로 하산을 시작했다.
영실 쪽은 계단이 많고 해가 잘 드는 방향이라 눈이 많이 녹아 있었다. 아이젠을 벗고 내려올 수 있었지만, 마지막 지점에 예상치 못한 눈길이 남아 있었다.
아이젠을 다시 차기 귀찮아서 그냥 내려오다가 미끄러져 아찔한 순간도 몇 번 있었다. 다음에는 절대 귀찮다고 아이젠을 안 차면 안 되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내리막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올라올 때는 '내려갈 때는 훨씬 쉽겠지' 했는데, 눈 녹은 진흙탕과 갑자기 나타난 빙판에 긴장의 연속이었다. 발이 미끄러지는 순간의 그 아찔함이란!
📍 한라산 영실 코스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 속에서 버티고 있는 아들. 뒤로 한라산 정상 암봉이 우뚝 솟아있다. 발이 허벅지까지 빠졌는데도 아들 표정은 덤덤하다.
📍 영실 코스 목재 데크 구간
목재 데크 위에서 아빠와 둘째 딸이 나란히. 둘째 딸은 브이 포즈로 여유롭게. 뒤로 한라산 암봉과 빨간 깃발이 보인다. 힘들었지만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 영실 탐방로 현위치 06번 지점
영실탐방로 안내판. 현위치(06번)에서 영실탐방로 입구까지 1km, 영실관리사무소까지 1.5km임을 알려준다. 하산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미니버스는 영실탐방로 입구까지 올라올 수 없었다. 매표소 주차장까지 2.5km를 더 걸어 내려가야 했다. 다들 지치고 발도 아팠지만, 주차장 불빛이 보이는 순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드디어 막내들 팀과 버스 안에서 다시 합류했다. 막내들은 신나게 사탕 만들기 체험을 하고 온 터라 에너지가 넘쳤다. 그 모습이 조금 부럽기도 하고, 조금 얄밉기도 했다.
여행 포인트 — 영실탐방로 하산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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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 탐방로
윗세오름에서 영실 입구까지 약 3.7km. 계단 구간이 많고 영실기암(병풍바위) 절경을 볼 수 있다. 해가 드는 남향이라 겨울에도 눈이 잘 녹는 편.
⚠️
주의사항
영실 탐방로 입구까지는 차량 출입 금지. 영실 관리사무소·매표소 주차장까지 추가로 약 2.5km 이동 필요. 하산 후에도 다리 힘이 상당히 필요하다.
⏱️
총 소요 시간 (어리목→윗세오름→영실 하산)
약 5~6시간 (어린이 동반 기준). 당일 오전 일찍 출발을 강력 권장.
등산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미니버스로 바로 동문시장으로 이동했다. 배에서 먹을 음식과 술을 사고, 각자 기념품 쇼핑 시간도 가졌다.
시장 특유의 북적이는 활기와 갓 만들어진 제주 먹거리 냄새가 피로를 잊게 해줬다. 회, 각종 안주, 막걸리를 잔뜩 챙겨 여객선 터미널로 향했다.
여행 포인트 — 제주 동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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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문시장
제주 최대 전통시장. 신선한 해산물(갈치, 옥돔, 전복), 제주 흑돼지, 감귤, 각종 특산품과 기념품을 한 번에 구매 가능. 현지인도 즐겨 찾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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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쇼핑 아이템
감귤 초콜릿, 흑임자 과자, 갈치속젓, 오메기떡, 각종 건어물. 배 타기 전 간식·안주로 회나 문어숙회를 사가는 것도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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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시간
제주시 관덕로14길 20. 매일 07:00~21:00 (점포마다 상이). 공영주차장 이용 가능.
📍 제주 여객선 터미널
제주 여객선 터미널 앞에서 찍은 마지막 단체 사진. 다들 지쳤지만 활짝 웃으며 포즈를 잡았다. 아이들은 역시 끝까지 에너지가 넘친다. 즐거웠던 제주 여행이 이제 막을 내리려 한다.
📍 제주 여객선 갑판 | Feb 21, 2026 04:24PM
여객선 갑판 위에서 펼쳐진 풍성한 만찬. 회, 문어숙회, 각종 안주, 막걸리가 가득 차려진 테이블. 멀어지는 제주도를 바라보며 한 잔씩 기울이는 행복한 순간. 뒤로 제주 산지등대가 보인다.
배 갑판에 자리를 잡고 앉아, 멀어지는 제주도를 바라보면서 한 모금 마신 막걸리의 맛. 4일간의 힘들었던 등산, 웃음, 땀, 감동이 모두 그 한 모금에 녹아 있었다. '다음에 또 오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 목포항 입항 중 | 2026.02.21 저녁
저녁 목포항으로 들어오면서 찍은 야경. 보라빛 LED 조명이 물 위에 반사되고, 목포대교의 사장교가 반짝이는 불빛 속에 우뚝 서 있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배웅하듯 빛나고 있다. 제주를 떠나 뭍으로 돌아온다는 아쉬움과 함께한 밤.
제주도의 불빛이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어둠 속에 목포항의 야경이 가까워졌다. 보라빛 LED와 사장교의 불빛이 물 위에 일렁이는 그 풍경이 꼭 이번 여행의 마지막 선물 같았다.
4일간의 여정이 이렇게 막을 내렸다. 한라산 설원의 차가운 공기, 아이들의 웃음소리, 갑판 위 막걸리 한 모금, 그리고 목포항으로 들어오는 이 야경까지—이 모든 순간이 우리 가족의 소중한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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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총정리: 어리목↗윗세오름(1,700m)↘영실 종주 + 동문시장 + 제주-목포 여객선. 아이들과 함께 겨울 한라산 종주에 도전하신다면 아이젠은 필수, 발열도시락은 강력 추천, 그리고 배 갑판 자리는 일찍 선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