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와 아빠의
제주 올레길 도전기
초6 아들과 두 딸, 그리고 아빠 — 네 명이 함께 걷는 제주의 바람길
부산 김해공항에서
제주로 향하다
2025년 4월 28일 저녁, 우리는 드디어 출발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세쌍둥이 — 아들 하나, 딸 둘 — 와 아빠, 이렇게 넷이서 제주 올레길 완주를 목표로 집을 나섰다. 출발지는 부산 김해국제공항. 저녁 6시 14분, 게이트를 향해 걷는 탑승교 안에서 이미 아이들의 에너지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 김해국제공항 탑승교 · 2025.04.28 오후 6:14 — 탑승 직전, 딸이 브이 포즈로 출발을 알린다
캐리어 대신 커다란 배낭을 멘 아이들. 평소엔 무겁다고 칭얼거릴 것들을 이날만큼은 묵묵히 짊어졌다. 며칠간 올레길을 걷는다는 설렘이 그 무게를 가볍게 만들어 준 덕분이었을까. 탑승교 창밖으로 활주로의 불빛이 반짝이던 그 순간, 우리 모두는 말 없이도 같은 감정을 나누고 있었다.
— 탑승 직전, 딸의 질문. 그 눈빛에 이미 답이 있었다.
제주에 첫발을 딛다 —
돌하르방과의 반가운 인사
오후 7시 33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외부로 나오자마자 야자수와 돌하르방이 우리를 맞이했다. 본토와는 확연히 다른 공기, 조금 더 따뜻하고 습한 섬의 저녁 바람이 볼을 스쳤다.
제주공항 앞 돌하르방과 함께
야자수 불빛 아래, 기나긴 여정의 시작
아이들은 돌하르방 앞에서 각자의 포즈를 잡았다. 아들은 쿨한 척 무표정이었지만 눈가에 설렘이 역력했고, 두 딸은 브이 포즈를 잊지 않았다. 돌하르방의 투박한 미소가 우리 넷의 앞날을 축복해 주는 것만 같았다.
이 순간의 감정들
제주 동문시장 야시장 —
첫날 밤의 맛
숙소에 짐을 풀고 배를 채우러 간 곳은 제주 동문시장 야시장. 이도일동 1332-2번지, 오후 8시 41분. 기름진 냄새와 뜨거운 음식 연기, 시끌벅적한 상인들의 목소리가 뒤섞인 이곳은 여행의 시작을 축하해 주는 것 같았다.
📍 이도일동 1332-2, 제주 동문시장 야시장 · 오후 8:41 — 전복김밥, 흑돼지 등 제주 먹거리가 가득
전복김밥, 흑돼지 볶음, 떡볶이, 꼬치까지 — 아이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이것저것 손에 들었다.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고 맛있는 것들을 먹으면서 처음으로 다들 긴장이 풀렸다. 아이들의 입가에 번진 기름기와 함박웃음이 오늘의 하이라이트였다.
D-Day 일정 돌아보기
탑승교에서 제주행 비행기 탑승 — 세쌍둥이의 첫 단독 여행 출발!
공항 외부 돌하르방과 사진 촬영. 야자수 불빛 아래 제주 첫 호흡
전복김밥·흑돼지·꼬치 등 제주 야시장 먹거리로 여행 첫 식사
야시장 음식들을 숙소로 가져와 편안하게 첫날 밤 식사 & 내일 준비
야시장 음식과 함께한
숙소의 첫날 밤
📍 일도일동 1333-2, 제주시 · 오후 8:52 — 넓고 아늑한 숙소에서 야시장 음식으로 행복한 첫날 밤
숙소는 생각보다 넓고 깔끔했다. 나무 바닥이 따뜻하고, 침대는 푹신했다. 아이들은 야시장에서 사 온 음식들을 테이블에 펼쳐놓고 신나게 먹었다. 떡볶이, 탕수육, 꼬치… 내일의 걷기를 앞두고 탄수화물을 충전하는 중이라고 했더니 아들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불을 끄기 전, 각자 내일 배낭을 다시 점검했다. 발목이 아프면 어쩌지, 중간에 비가 오면 어쩌지, 길을 잃으면 어쩌지 — 걱정들이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그 걱정보다 더 큰 설렘이 우리를 덮었다.
🎒 올레길 필수 준비물 체크리스트
- ✓ 등산화 or 트레킹화 — 발목을 잡아주는 중등산화 추천. 방수 기능 있으면 더 좋음
- ✓ 올레 여권 (스탬프북) — 제주올레 안내센터에서 구입. 각 코스 시작·끝 스탬프 보관용
- ✓ 방풍·방수 재킷 — 제주 날씨는 변덕스럽다. 얇고 가벼운 것으로
- ✓ 배낭 (30~40L) — 허리 벨트 있는 것으로. 물 2L 이상 넣을 수 있는 용량
- ✓ 무릎 보호대 & 스틱 — 긴 내리막에서 무릎 보호. 아이들도 필수
- ✓ 발포 밴드 & 비상약 — 물집 대비 이중 양말 + 컴피드 밴드 필수
- ✓ 자외선 차단제 & 선글라스 — 해안 코스 자외선 매우 강함
- ✓ 간식 & 에너지바 — 코스 중간에 편의점 없는 구간 있으므로 충분히 준비
- ✓ 올레 앱 설치 — 제주올레 공식 앱으로 GPS 길 안내 가능
- ✓ 보조 배터리 — 하루 종일 GPS + 사진 촬영에 배터리 소모 큼
제주올레 전 코스(1~26코스 + 우도·가파도 코스)를 완주하면 제주올레 안내센터에서 공식 완주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각 코스의 시작점과 종점에 있는 스탬프 박스에서 올레 여권에 도장을 찍어야 하며, 모든 도장이 모이면 완주 증명서와 함께 특별 기념 배지도 받을 수 있어요.
완주 기간에는 제한이 없어 몇 년에 걸쳐 나눠 걸어도 됩니다. 하지만 우리 세쌍둥이와 아빠는 — 이번 여행에서 최대한 많은 코스를 걸어, 언젠가 반드시 전 코스 완주 도장을 채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내일은 드디어
올레길 위에 선다
불을 끄고 누웠다. 창밖으로 야자수 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의 숨소리가 차례로 고르게 변해갔다. 아빠는 한참을 더 누워 있었다. 내일의 코스를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아이들의 발이 아프면 어쩌나 걱정도 하고, 저 바다를 향해 걸어가는 우리 넷의 뒷모습을 상상하며.
어떤 여행은 목적지보다 그 과정이 더 오래 기억된다. 올레길을 걷는 건 단순히 걷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두 발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걸 온몸으로 배우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빠인 나는, 그 옆에서 조용히 걷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우리 넷은 내일도 함께 걷는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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