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걷다,
올레 8코스 완주
어둠 속 출발 → 주상절리 해안 → 약천사 → 논짓물 → 완주 스탬프까지
올레 8코스는 서귀포시 월평동에서 대평포구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제주 남쪽 해안의 절경을 따라 걷는 길이다. 총 거리 약 18.2km, 쉬지 않고 걸으면 5~6시간이 걸리는 풀코스.
삼둥이(초6)와 아빠 넷이서 새벽 6시 44분,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에 숙소를 나섰다. 시내버스로 약 1시간 30분,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다 보니 8번 시작점에 도착했다. 오늘은 걸어야 한다. 제대로.
하늘이 채 밝기도 전에 숙소 문을 열었다. 잠이 덜 깬 삼둥이들의 눈이 반쯤 감겨 있었지만, 모두 묵묵히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제주 새벽 공기는 차갑고 맑았다.
시내버스를 타고 약 1시간 30분. 좌석에서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서귀포로 향했다. 차창 밖으로 제주의 들판과 귤밭이 스쳐 지나갔다.
8번 시작점 근처에 아침부터 여는 브런치 카페를 미리 검색해뒀다. 버거와 음료로 구성된 브런치 메뉴로 아침을 해결했다. 긴 도보를 앞두고 탄수화물과 당분 충전은 필수였다.
특징: 아침 일찍 오픈, 버거·커피 조합의 브런치 메뉴
팁: 올레 8코스 시작 전 에너지 보충에 딱 좋은 위치
월평동 531, 올레 8번 코스 안내판 앞에 섰다. 안내판의 주의사항을 확인하고, 삼둥이와 함께 스탬프 여권을 꺼냈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마음이 두근거렸다.
걷기 시작하자마자 제주 남해안의 절경이 펼쳐졌다. 검은 현무암 해안, 쪽빛 바다, 멀리 섬까지 보이는 탁 트인 전망. 특히 주상절리 지대를 지나는 구간은 압도적이었다. 수직으로 쪼개진 현무암 기둥들이 바다와 맞닿아 있는 풍경은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바닥에 그려진 이어도 아트 광장을 지나고, 소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서 잠깐 쉬며 바다를 감상했다.
특징: 수직으로 서있는 현무암 기둥, 검은 해안선과 쪽빛 바다의 대비
볼거리: 주상절리, 범섬 원경, 소나무 숲 해안 산책로
약 1시간 30분을 걸어 8코스 중간 스탬프 지점에 도착했다. 뒤로 보이는 웅장한 절벽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안내판 옆에서 스탬프 여권을 꺼내 찍고, 넷이서 기념 셀카를 남겼다. 올레 여권에 찍히는 파란 도장 하나가 유독 뿌듯하게 느껴졌다.
이후 근처 카페에서 잠깐 아이스크림으로 달콤한 휴식. 다리가 슬슬 아파오기 시작할 무렵이었지만 단것을 먹으니 힘이 났다.
올레 8코스를 걷다 보면 버스 정류장 너머로 약천사(藥泉寺)의 웅장한 전경이 갑자기 시야에 들어온다. 붉은 단청과 3층 대웅보전이 소나무 숲 위로 솟아오른 모습은 제주 남해안의 풍경과 묘하게 어우러졌다.
이번에는 직접 들어가지 않고 올레길에서 원경으로만 감상했지만, 그 규모와 존재감은 멀리서도 충분히 느껴졌다. 동양 최대급 규모의 불교 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특징: 3층 대웅보전, 붉은 단청, 동양 최대급 불교 사찰 중 하나
입장: 올레길에서도 전경 감상 가능 / 사찰 내부 별도 방문 추천
계속 걸어 논짓물 근처 식당에 도착했다. 정식으로 주문한 한 상이 푸짐하게 나왔다. 배고픔이 최고의 반찬이라는 말이 딱 맞았다. 생선구이, 나물, 찌개까지 싹싹 비웠다.
점심 후 논짓물 해변에 도착했다. 전에 온 가족이 민범이네, 승은이네랑 함께 왔던 그 해변이다.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왔다.
아이들은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검은 현무암 해안을 신나게 탐험하기 시작했다. 천연 수영장처럼 생긴 논짓물의 맑고 푸른 물을 보며 감탄하고, 파도가 만드는 물길 사이를 뛰어다녔다.
메뉴: 제주 가정식 정식 (생선구이, 나물, 찌개, 밥)
특징: 올레길 도보 중 점심으로 완벽한 위치와 구성
특징: 바닷물이 고여 만들어진 천연 수영장, 검은 현무암 해안 탐험, 탁 트인 남해 전망
논짓물 해변을 떠나 마지막 구간을 걸었다. 다리는 아팠지만 누구 하나 "그만하자"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 8코스 완주 스탬프 기계 앞에 섰다.
여권에 도장을 찍는 그 순간, 넷이서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말 없이도 통하는 뿌듯함이 있었다.
🎉 올레 8번 코스 완주!
월평동 → 대평포구, 약 18.2km
새벽 6시 44분 출발 → 오후 1시 59분 완주 도장
완주 후 버스를 타고 다시 제주시 숙소로 복귀했다. 저녁은 전에 두 번이나 왔었던 회전식 훠궈 전문점으로 향했다. 두 번이나 오게 만드는 맛이라면 말 다했다.
테이블마다 개인 냄비가 놓이고 벨트 위로 각종 재료가 돌아온다. 돼지고기, 만두, 야채, 라면사리까지 원하는 것을 골라 푹 끓여 먹는 방식. 18km를 걸은 몸에 따뜻한 국물이 스며들었다.
메뉴: 개인 훠궈 냄비 + 회전벨트 재료 (돼지고기, 만두, 야채, 사리 등)
특징: 두 번 이상 찾게 되는 중독성 — 올레길 후 지친 몸 회복에 최고
🗓️ 2일차 전체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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